사랑하는 사람이, 그리고 그들과의 추억이 사라지는 것 만큼 슬픈일이 또 있을까요.
오랜 세월 쌓아온 관계가 사라진다는 것은 곧 나를 나로 존재하게 했던 정체성의 상실이기도 할 것입니다. 존재의 망각, 치매가 두려운 이유입니다.
치매란 무엇이고 왜 생기는 걸까요?
치매는 인지능력의 저하로 사회적, 일상적 활동에 장애가 초래되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치매는 그 자체가 어떤 질환을 의미하지는 않고, 단지 특정한 증상들로 인지능력 상태가 일정 기준에 해당될 때 진단하는 하나의 증후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치매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치매입니다. 이들이 전체 치매 원인의 약 75%정도로, 우리나라에서도 절반 이상이 알츠하이머병에 의해 치매를 진단받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이상 단백질들(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타우 단백질)이 뇌 속에 쌓이면서 서서히 뇌 신경세포가 죽어나가는 퇴행성 신경질환입니다. 퇴행성이란 나이가 들면서 뇌 세포가 서서히 손상되며 점진적으로 증세가 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 원인에 의해 알츠하이머병이 생기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유전적 요인과 후천적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데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조직을 검사해보니 공통적으로 비정상적인 단백질의 응결체가 관찰되는데, 이 신경세포 밖의 뇌실질에 쌓여있는 아밀로이드라는 끈끈한 단백질 덩어리(노인반)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신경세포 안에 실타래처럼 꼬여있는, 타우 단백질로 이뤄진 비정상적 신경섬유다발도 알츠하이머명의 또다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신경섬유다발이 생기면 정상적으로 기능하던 세포내 물질 이동이 장애를 받게 되며 결국 세포가 죽게 돼 인지능력의 저하가 초래됩니다.
이밖에도 염증반응, 유리기 산소(산화성이 강해서 세포를 손상시키는 산소)에 의한 뇌세포 손상, 독성물질의 영향 등이 치매를 일으키는 요인들 중 하나로 추측되고있습니다.
불행히도 현재로서는 알츠하이머병을 완치하거나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약물이 없는 상황입니다. 다행히 최근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초기 단계의 인지기능 장애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는 약물(아두카누맙)이 개발된 정도입니다. 아두카누맙은 아밀로이드 베타를 타깃하는 단일클론항체로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의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해 환자의 임상적 증상을 호전시키는 기전을 가지고 있으나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가 실제 환자에게서 임상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확실하지 않아 아직까지는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FDA 에서는 승인을 받았지만 유럽의약품청(EMA)에서는 승인받지 못한 이유입니다.
현재 치매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여러 약물들에 대한 임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HLB 그룹사인 HLB사이언스에서는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단백질 응집과 밀접히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내독소 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펩타이드 기반 치매 치료제(DD-A279)를 개발중에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나 알츠하이머가 유발된 동물의 뇌조직 안에서 대장균 진지발리스균과 같은 그람음성균과 내독소가 존재해 뇌조직 안에서 여러 병리작용을 발생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는데, HLB사이언스는 그람음성균과 내독소를 동시에 표적해 알츠하이머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하는 최초의 혁신신약(First-in-Class)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별도로 환자의 혈액에서 내독소를 검출해 치매를 손쉽게 조기진단하는 진단키트 ‘DD-A514’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많은 연구자들의 노력이 조속히 결실을 맺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추억이, 그리고 나란 존재의 지각이 마지막까지 소중히 남아있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